[히든스토리] 재조사

2019.10.13 05:43 조회수 81




나우르의 깊은 숲속, 세루스는 한 나무 밑에 서있었다. 지난번에 미루에티의 대부, 다루를 찾다가 발견됐던 사슴 가죽의 옷 조각이 걸렸던 나무였다. 세루스는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앙상한 그 나무를 향해 손을 대었다.

  


‘이상하구나, 찢겨진 옷 조각이 이런 나무에 걸려있었다라….’

  


어딘가 석연치 않아 재조사를 하러나섰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묘한 느낌이었다. 미루에티가 말했던 바로는 그는 모험가로, 나우르 지역을 조사하다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이들을 모아 그를 찾아왔더니 피를 토해내며 쓰러져 있던 다루. 누가 그 노련한 모험가를 혼수상태에 빠지게 했으며, 그는 무엇을 위해 이곳까지 와서 조사를 하려했던 건가?

  


세루스의 미간이 살며시 찡그러진다. 이내 나무에서 손을 떼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전의 몬스터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르쿠스 티가…그것이 여기 있었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 구나.”

  


아르쿠스 티가. 그 몬스터의 이름이었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공격적이진 않으나 굶주려있을 시 호전적인 몬스터였다. 더구나 지능이 높고 민첩하여, 붙게 된다면 평범한 인간에겐 위협적인 놈이었다. 그것이 다루를 헤친 걸까?

  


당시 셰린느가 시선을 분산하기위해 뛰쳐나간걸 아르쿠스 티가가 그대로 따라갔고, 셰린느가 꽤 다쳐온걸 생각하면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셰린느를 사냥감삼아 쫓아간 걸 테니깐.

  


…하지만, 이것조차도 과연 맞는 생각인걸까 싶었다. 그러고보니 다루와 함께 다닌다는 곰도 안보이니…그 곰은 또 어디에 있는건지. 세루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사자에게 물어본다면 확실해질 텐데 아직 깨어나질 못했으니.

  


그가 깨어난다면 가장 물어보고 싶은게 바로, 무엇에 상처 입은 것인가다. 왜냐하면, 미루에티의 치유 마법이 그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했다. 왜 그에게 마법이 통하지 않았을까. 어째서? 왜? 의문은 커져가고, 이윽고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게 있었다. 혹시…, 세루스는 조용히 읊조렸다.

  


“흑마법, 혼돈의 군단…….”

  


그것 외에는 별달리 생각나는 게 없었다. 그렇지 않은가? 치유가 듣질 않는 이유가 흑마법이고 또, 혼돈의 군단이…

  


다루가 조사하려던 건 혼돈의 군단과 관련이 있는건가?

  


세루스는 걸음을 옮겨 다루를 발견한 동굴로 향했다. 정확한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없고 심증만 쌓여간다. 세루스의 얼굴에 조소인지 그저 미소인지 분간 못할 쓰디쓴 웃음을 가늘게 띄웠다. 만약 이 일이 정말 혼돈의 군단에서 벌인 일이라면… 미루에티의 얼굴을 볼 낯이 없겠구나.

  


그들과 달리 단독적으로 행동하지만 결국 저도 혼돈의 군단 쪽이었다. 세루스는 어두운 동굴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죽은 뱀같은 샛노란 눈동자가 어둠속을 기이하게 스며든다.

  


다루가 발견된 곳이 아닌 검은 형체의 무언가가 사라졌던 곳. 세루스는 그곳에 서서 생각했다. 그때 사라진 검은 형체도 신경 쓰였다. 무엇일까 그건. 몬스터? 인간? 아님 다른 무언가? 세루스의 직감이 이 사건의 핵심적인 용의자가 바로 그 사라진 검은 형체일거라 느꼈다. 하지만…,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것을 다시 찾을 방법이 없었다.

  


저런……, 세루스가 허탈한 듯 얼굴을 내젓는다. 괜히 찾아온 걸까. 소득이 없었다. 그저 의문점과 가설만이 잔뜩 세루스의 생각을 휘저어댈 뿐이었다. 더 이상의 방법은…, 결국 다루가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밖에. 세루스는 한참을 동굴에 서성거리다 떠났다.




#히든스토리 #아르노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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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ages 본호보노
    진짜 추리력이 대단하세요..!
    2019.10.14 00:59
  • images 세루스
    *감사합니다^_^~~
    2019.10.13 06:26
  • images 긴린
    글 잘쓰십니다ㅠㅠ굳
    2019.10.13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