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브리크리덴 국경의 한 바에서.(1)

2019.10.04 10:40 조회수 103

 눈송이 하나가 그의 팔 밑에 떨어진다. 어라, 하고 마차에서 얼굴을 내밀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곳에는 달 대신 먹구름이 자리를 차지한 채 함박눈을 만들고 있었다.

 “거 참 위브릴 근처로 발령나게 되니까 눈을 다 보네. 지금쯤 브리크리덴 서쪽에는 반팔을 입고 지내도 좋은 계절인데 말이야.”

 군인은 불평을 하며 마부를 재촉했고, 졸고 있던 마부는 허둥지둥 자세를 잡은 채 애꿎은 말에게 채찍을 가하며 이려, 하고 외쳤다. 마부의 외침소리에 그가 깬 것을 알아챈 군인은 마차 밖에 내놓은 머리를 마부 쪽으로 돌렸다. “날이 추운데, 쉬다 갈 곳은 없나? 슬슬 발가락에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말일세.”

 “고객님, 국경 근처에서 그것도 나우르와 위브릴로 이어져 있는데 쉴 곳이 어디 있기나 합니까요..”

 마부는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대강 둘러보았다. 함박눈이 쌓인, 억센 잡초만이 자라난 평야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 보였다. 저 멀리 피어오르는 한 줄기의 연기만 빼면.

 잠깐, 연기? 마부는 눈을 비볐다. 분명히 연기였다. 자세히 보니 특이하게 생긴 오두막이 굴뚝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기 먼 곳에 오두막 같은 게 보이긴 합니다만, 그쪽으로 갈깝쇼?”

 “좋네.”

 마부는 휘바람을 한 번 휙 불고서 말을 그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이야, 저만한 크기의 집이라면.. 운 좋으면 케임드웨이브산 담요를 얻을 수 있겠어요. 예전에 한 번 이웃에게서 빌렸는데, 담요를 톡톡 두드리면 불의 정령이 움직이면서 열이 납니다요..”

마부의 수다에서는 흥분이 느껴지는 듯했다.


「PERMINUS」

다양한 술과 칵테일 전문 바

매일 저녁 8시부터 해 뜰 때까지

연금술을 이용한 물약 제조 의뢰도 받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그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문 옆에 이렇게 쓰여 있는 조그마한 문패 하나였다. 군인은 코웃음을 픽 쳤다. 그만큼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PERMINUS(페르미누스)라니. TERMINUS(경계라는 뜻)도 아니고 말이야. 거기다가 뭐? 연금술? 그건 위브릴 기술이잖아. 여기가 위브릴과 가깝긴 하지만 엄연히 브리크리덴의 영토인데 위브릴 사람이 대놓고 넘어와서 이렇게 장사를 한단 말이야? 더욱 어이없는 것은 마부의 태도였다. 마부는 ‘행운의 날’이라는 브리크리덴 전통 민요를 휘바람으로 불면서 말을 말뚝에 매고 있었다.


#공모전 #아르노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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