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랜드산의 깊은 숲속을 윌리엄과 아리엘르는 걷고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가지들과 수풀 사이로 햇살이 내리비쳤고, 가까운 주변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섞여 물의 정령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산의 능선을 보랏빛 솜소크가 덮고 있었다. 윌리엄과 아리엘르가 수풀을 헤집고 나오자, 지면을 뒤덮은 순수한 흰 빛깔의 렛사와 금빛의 노에올로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향연을 펼쳤다. 아리엘르는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꽃밭을 가로질러 걸었다. 그리고 이내 꽃밭의 한가운데에 살포시 앉아 꽃의 향기를 음미했다. 윌리엄은 저만치서 아리엘르의 그 사랑스러운 자태에 취해 오랫동안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정신을 놓고 있던 윌리엄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의 꽃들을 주워 엮기 시작했다. 그렇게 화환이 완성되자 윌리엄은 살며시 아리엘르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머리에 화환을 씌웠다. 가만히 저 먼 곳을 바라보던 아리엘르는 머리에 뭔가가 씌워지자, 손으로 건드려보더니 이윽고 윌리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하늘에서 내려온 듯 자애롭고, 신성한 미소에 윌리엄은 다시 한번 넋을 잃었다. 그리고 윌리엄은 몽환적인 감정에 빠져들어 갔다. 아아!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수려하며, 청초하고, 어여쁘다! 아! 저 싱긋한 웃음! 향기로운 미소! 이 세계의 단어로는 차마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가장 아름다운 것이자 가장 순수한 것, 순백과 신성, 순결과 경건! 아아! 미의 여신 푸트라가 실재한다면 바로 저 소녀를 말하는 것이리라! 아니, 푸트라마저 그녀를 시샘하고, 질투하며, 이내 부끄러워 숨을지도 모른다! 아! 저 하얗고 순결한 손에 입을 맞추는 자는 분명 신의 은총을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악의 괴수와 같은 죄인이다. 감히 그 더러운 입술로 그녀의 순수한 손을 더럽히는 극악무도한 죄악을 저지른 것이다. 끝없이 생각에 빠져가던 윌리엄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 손을 잡으면...” 아리엘르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네? 손 말씀이신가요?” 아리엘르가 윌리엄에게 손을 내밀었다. 윌리엄은 크게 당황하며 정신을 차렸다. “아, 아니.. 정말 예뻐. 아리엘르.” 아리엘르의 얼굴이 살짝 붉게 상기되었다. “갑작스럽게 그런 말씀을... 감사해요.” 윌리엄도 얼굴을 붉히고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아리엘르가 입을 열었다. “윌리엄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