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온 제인은 녹초가 되어 침대 위로 쓰러졌다. 탄식을 내뱉는 소리에 장미가 머리맡으로 올라왔다. 피곤해보이는군. "그래, 많은 일이 있었지." 이부자리 위에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을 때, 벗어놓은 겉옷 사이로 보라색 책이 보였다. 맞다, 꼭 읽어보기로 했는데. 졸린 눈을 비비며 책을 집자, 무언가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작은 카드와 라일락 압화로 만든 책갈피였다. 무슨 내용인지 카드를 열어본 제인의 표정은 금새 미소로 번져갔다. 그게 장미 눈에도 들어왔는지, 빨리 자기나 하라는 일침이 들려왔다. 책갈피는 책의 제일 앞쪽에 꽂아두었다. 어차피 책의 내용은 천천히 읽어가도 무관하니. 희미한 라일락 향이 카드에 남아 손끝을 맴돌았다. 램프등 바로 옆에 내려두곤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제인이 잠에 빠졌을 즈음, 장미는 몰래 쪽지를 열어보곤 혀를 찼다나 뭐라나. 줄기로 제인의 허리를 감싸곤 품에 파고들어 잠을 청했다. #일상